원주의 진산 치악산에 자리한 천년고찰 구룡사(龜龍寺). 구룡사로 가는 길은 하늘로 쭉쭉 뻗어 오른 금강송이 늘어선 길이다. 왕실에서 쓸 재목이니 근방의 벌목을 금지한다는 의미의 황장 금표 표지석에서도 알 수 있듯, 예부터 이곳의 금강송은 최고의 재목으로 꼽혔다. 금강송을 예전에는 황장목이라 불렀다. 소나무길 끝에서 구룡사를 만난다. 668년 의상대사가 ‘아홉 마리 용’을 쫓아내고
사찰을 지어 구룡사(九龍寺)라 했다. 조선시대 때 쇠락한 구룡사를 찾은 한 스님이 절을 지켜주던 거북이를 되살려야 된다고 조언해 이름에 거북이 구(龜)를 쓰게 됐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구룡사의 2층 누각 보광루와 대웅전 등 경내 풍경이 차례로 반긴다. 겹겹이 쌓인 치악산 능선이 수묵담채화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호젓하게 자리한 모습이 신비롭다. 원주 8경 중제1경으로 꼽히는 진면목을 비로소 만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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