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규석(대한민국)
진천은 고대 국가 형성의 중요한 경제적 기반이 되었던 철 생산을 밝혀주는 석장리 유적이 확인된 곳으로, 이미 3~5세기경부터 제련, 정련, 단야에 이르는 일련의 공정을 통해 철이 생산되었다. 이러한 지역에 세워진 진천종박물관은 이와 같은 고대의 제철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한국 범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며, 국내외 다양한 종도 전시하고 있다.
건축가 김규석은 웅장하면서도 은은하고 긴 여운의 소리를 내는 한국의 범종을 모티브로 하여 종박물관을 설계했다고 한다. 건축가의 이러한 의도는 건물의 형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우선, 박물관의 입구 부분에는 범종의 형태를 재현한 유리 구조물이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이 구조물 아래 들어서면 외부에서 들려오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앞으로 관람하게 될 다양한 종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박물관의 오른쪽 유리 커튼월 입면은 굴곡진 형태로 설계되었는데, 건축가는 종소리가 만드는 맥놀이 현상을 이와 같은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맥놀이란 주파수가 비슷한 소리가 서로 만나 하나의 소리로 합쳐져 진폭이 주기적으로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현상으로 한국의 범종 소리에서 발견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선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 하는 것은 한국의 범종을 대표하는 성덕대왕신종(통일신라시대, 771년 완성)의 실물 크기의 모형이다.(실물은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2층까지 천장이 뚫려 있는 공간에 높이 3.66m, 구경 2.27m인 거대한 범종이 전시되어 있는데, 쇳물 주입 후 거대한 거푸집이 제거되면서 웅장한 모습의 범종이 탄생되는 장면이 연출되어 있어 흥미로움을 더한다. 박물관에서는 통일신라 이래 시대별 범종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으며, 옛 장인들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과 입체 영상을 통해 복잡한 범종 제작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장소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백곡로 1504-12
전화 043-539-3874~8
교통정보 진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5분
운영시간 10:00~18:00 / 월요일, 1월1일, 설날 · 추석 연휴 휴관
입장료 1,500원
TIP 박물관 부지 내에는 한국 종 명장이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鑄鐵匠) 원광식 선생의 주철 기술이 계승되고 있는 주철장전수교육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 종의 주조 기술에 대한 다양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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