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우규승(대한민국)
환기미술관은 ‘피카소 미술관’이나 ‘마티스 미술관’처럼 한 명의 작가를 기리기 위한 기념적 성격의 미술관이다. 화가 김환기(1913~1974)는 한국적인 서정주의를 바탕으로 한 고유의 예술 세계를 정립한 작품을 남긴 작가로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환기의 생전에 그와 가깝게 지내던 건축가 우규승은 김환기를 기리기 위한 미술관 설계를 의뢰받았을 때, 김환기의 정서와 그의 예술 작품에 잘 어울리는 건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산, 달, 구름, 바위, 나무 같은 자연과 잘 어울리는 한국 전통 건축의 정취가 느껴지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됨이 더해진 미술관’을 콘셉트로 하여 지어진 이 미술관은 건축가의 의도와 일치하게 한국 전통 건축의 배치 방식과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적용하여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잘 느껴지는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본관, 별관, 달관/ 수향산방, 아트숍, 교육센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건물과 외부공간이 한국 전통 사찰의 전각 배치 방식(Rules for layout buildings)처럼 북한산 계곡의 경사 지형에 따라 배치되어 있다. 지형에 따라 조금씩 방향이 바뀌는 경사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각 건물을 차례로 만나며 이어지는 건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에 더해, 경사지를 오르내리는 동안 멀리 바라보이는 인왕산의 풍경은 미술관과 오버랩되면서 한국적인 정취를 더해준다.
미술관의 내부 공간에서도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미술관의 천장에서는 외부중정에 설치되어 있는 유리블럭 벽과 빛 우물을 통과한 빛이 스며들어 전시장 내부 공간 전체로은은하게 퍼지는데, 마치 빗살문에 입혀진 창호지를 통해 은은한 빛이 들어오는 한옥의 내부 공간과같은 느낌을 만들어낸다.
미술관 내부 동선을 따라 관람을 마치고 외부 공간으로 나서면 한국의 전통 정원을 연상시키는 중정을 마주하게 된다. 중정을 둘러싼 유리블럭* 빛 우물은 옛 한옥의 아늑한 마당과 같은 공간을 만드는데, 밤이 되면 유리블럭 벽을 통해 흘러나오는 내부 공간의 은은한 불빛으로 아늑한 느낌이 더해진다.
*유리블럭: 투명한 유리 덩어리를 직육면체 혹은 정육면체 블럭과 같이 만든 것으로 건무르이 외벽 및 내부 칸막이벽의 채광 및 장식재로 쓰임
장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40길 63
전화 02-391-7701
교통정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택시로 10분
운영시간 10:00~18:00 / 월요일, 1월1일, 설날 · 추석 연휴 휴관
입장료 통합 입장료 15,000원(예약 필수)
www.whankimuseum.org
TIP 경복궁에서 출발하여 윤동주문학관을 경유, 미술관이 있는 부암동길에 도착하면, 한국의 전통가옥과 옛 골목길, 그리고 여기저기 숨어 있는 맛집이나 카페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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