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Scene In Sokcho
속 초 의 예 술 과 예 술 가 를 찾 아 서
속초에도 보석 같은 문화공간과 재능있는 예술가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열정과 꾸준한 활동의 결과물은 흥미로운 이벤트와 일상의 예술로 이어진다. 예술 문화 공간들, 그리고 예술가들을 만나봤다.
Photographer 이규열
Art and the Road
'알라프리마'의 달인
뚜렷한 계획 없이, 밑그림도 없거나 자세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흥성을 살려 단번에 그리는 기법을 알라 프리마(alla prima)라고 부른다. 도자기 화판에 밑그림 없이 ‘알라프라마’ 기법으로 작업한 도자명인 석봉 조무호. 그는 도자기와 미술을 접목한 평면 도자기회화의 선구자다.
칠성조선소 근처, 독특한 건축 양식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석봉도자기미술관
3층 400평 규모의 수장고를 갖춘 대규모 미술관으로 2020년 강원도자기명장 1호로 지정된 석봉 조무호의 도판화 작품들과 진귀한 세계의 도자기 예술품들을 전시해 둔 공간이다. 석봉의 작품들은 특별하다. 처음엔 만들어진 도자기 접시에 민화를 그리는 일을 하면서 도자기를 접하게 되었다. 1961년의 일이다. 그러다가 도자기를 직접 제작해 보며 a부터 z까지 섭렵하게 되었고, 마침내 평면 도자기 화판에 그림을 그려 색을 입히고 유약을 발라 1300도의 가마에서 구워내는 ‘도판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됐다. “망치로 두들겨도 깨지지 않는 평면회화 특수강화도자기를 써야 합니다. 일반 도자기보다 불을 5-6배 정도 오래 때야하고, 도자기에 쓰이는 안료는 성질이 특이해서 색상에 따라 불에 의해 색이 변하거나 날아가 버리기도 합니다. 때문에 수십 번 실패한 데이터들을 정리해서 해법을 찾아야만 비로소 온전한 도판화 작품을 얻을 수 있어요.” 도자기의 고장 여주에서 여주문화원장을 역임했던 조명장은 지난 2001년 속초로 작업공간을 옮겼다. 몇 번 와봤던 설악산과 동해바다의 색이 도자기의 빛깔처럼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문화재로 등록된 약 1,200점의 작품 중 세종대왕 어진과 일월오악도에 대한 기억이 노장의 마음속에 가장 깊게 각인되어 있다.
세종대왕 어진은 제작기간 약 1년 여, 무게가 자그마치 250kg이 넘고, 일월오악도의 경우 크기는 세로 243x가로 910cm에 이르는 대작으로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작품이다. 일월오악도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완성한 작품이어서 더욱 값진 마음 속 보물로 남아있다. ‘백자도자기대명’이라는 작품은 1994년 세계에서 가장 큰 접시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런 귀한 작품들을 석봉도자기미술관에 가야만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이가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 올해 88세의 백전노장은 60여 년 도예가로 살아온 긴 여정의 끈을 지금도 놓지 않고 미술관을 지키고 있다. 도판화가 미래를 짊어질 회화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그의 길을 따라오지는 못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도자기와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 속초가 그 마지막 바람을 실현해줄 희망의 땅이 되길 고대하고 있다. 석봉도자기미술관에서는 그동안 빚어 온 그의 작품과 세계 각국의 도예작가 작품을 한 곳에 모아 두어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물레체험 코일링, 도자기에 그림그리기 등의 체험에도 참가할 수 있다.
주소 : 속초시 엑스포로 156 | 전화 : 033-638-7711 | 운영시간 : 10시~18시 (월 휴무) | 요금 : 성인 5,000 소인(5세~18세) 3,000 | www.dogong.net
Check List
✓ 박물관과 미술관들은 대부분 월요일 휴관이다.
✓ 속초 시민은 우대 할인이 된다.
✓ 온라인 예약이나 패키지 할인, 제휴 프로모션등으로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 카페나 레스토랑이 연결되어 있거나 근처에 식당들이 많아 반나절 코스로 시도해 볼 만 하다.
Must visit
속초시립박물관
설악산과 가장 가까운 호텔인 켄싱턴호텔설악은 매일 아침 최고의 뷰를 방 안으로 가져다준다. 웅장한 설악의 봉우리들이 눈앞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풍경을 선사한다. 호텔 전체가 ‘설악 속 영국’ 그리고 국내외 대중예술가들의 콘셉트로 꾸며져 있어 층마다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비틀즈 팬이라면 9층 로비에 전시된 전시품들을 놓치지말자.
속초시 설악산로 998
033-635-4001
체크인 15:00 체크아웃 11:00
www.sorakcc.com
해피아울하우스
패브릭아티스트 정희옥 작가가 수년간 수집한 부엉이 작품들과 작가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둔 공간이다. 정희옥 작가의 긍정 에너지와 부엉이의 럭키 에너지를 믿어보시라.
입장료 성인 6,000 청소년 5,000 어린이 4,000
테디베어팜
주말과 공휴일에만 문을 연다. 설악곰을 테마로
테디베어가 전통의상을 입고 있거나 전통 혼례를 하는 모습, 갯배타고 있는 모습, 어시장 난전의 생선파는 모습 등을 재현해 놓았다. 내부와 정원, 기념품 숍을 둘러보며 사진 찍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입장료 성인 7,000 청소년 6,000 어린이 5,000
뮤지엄엑스
4층 규모에 총 16가지의 체험 콘텐츠 공간과 4층 루프톱카페 오아시스엑스로 구성된 뮤지엄엑스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콘텐츠가 결합된 국내 최초 판티지 미디어아트 뮤지엄이다. 단순한 미디어 체험 공간이
아닌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으로 공감각적인 체험이 가능한 곳.
입장료 대인 22,000 소인 18,000, 뮤지엄패스+A패키지 대인 29,000 소인 25,000
국립산악박물관
대한민국의 알피니즘과 산악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대한민국 산과 그 역사에 얽힌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고산지대 저산소
환경체험 및 로프 묶기 등의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입장료 무료
피노디아
르네상스 문화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외 미켈란젤로뮤지엄에서 거장들의 작품과 그들이 삶, 전체를 총망라하여 만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26,000 청소년 24,000 어린이 20,000
Q. 키와림 아티스트와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키와림은 김기훈의 Ki와 김들림의 Lim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김기훈은 사진과 비디오 매체를 주로 다루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발견하고, 그 원인과 대처 방법에 대해 질문하며 작업한다. 김들림은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오는 일상적 소재들을 증상과 반복, 노동과 자본, 기억과 시간, 물건과 이야기 등의 주제로 퍼포먼스, 설치한다. 설치안에는 주로 내레이션, 소리, 비디오, 오브제, 이미지, 태피스트리 등의 매체가 등장한다.
우리는 10년 이상 일상과 예술을 함께하며, 같은 상황 속에서 각자의 영감, 상상력, 자유와 창조를 나누었다. 우리에게 가장 큰 시간적 교집합의 장소인 “집 : 주거 공간”에서부터 시작된 일상적 주제는 두 예술가가 서로의 방식을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예술의 특권화와 신비화의 기저에 모호하고 추상적인 창조성 개념에 반대하고, 삶과 예술의 통합에 찬성한다. 우리는 현실에 존재하는 예술 그 자체이길 원하고, 일상 그 자체이다.
Q. 속초에서 활동한 기간과 속초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2022년 9월에 고성의 피움 레지던시에서 3개월간 작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프랑스에서 10년 만에 귀국한 터라, 어디에 정착할지 고민 중이었다. 애초에 김들림이 해녀가 되고 싶어 한국에 귀국한 거라서, 레지던시 기간이 끝나면 제주도로 이주할 계획이었지만, 고성에서 작업하는 동안 이곳에도 해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탁트인 고성 바다에 둘 다 완전히 반해 버려서 이곳에 남기로 했다. 고성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속초에서도 작업할 기회가 많이 생겼다. 속초와 고성은 매우 가까이에 있어 사실 다른 도시라고 느껴지지 않고, 점심은 고성에서 먹고, 저녁은 속초에서 먹는 느낌이다.
Q. 속초에서 아티스트로 활동한 내용은 무엇이고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년 칠성조선소에서 ‘2023 Bac 속초 아트페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세 점의 사진과 하나의 영상작업으로 참여했고, 행사 동안 스텝으로 일하며 행사를 깊게 즐겼다. 특히, 함께 좋아했던 박보나 작가님과 참여했다는 것이 설레었다. 행사 기간에 진행된 북토크에 참여해서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읽었던 박보나 작가님의 세 권의 책에 사인도 받고, 집에 돌아와 한참동안 책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었다.
Q. 아티스트는 활통하는 데 있어서 커뮤니티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속초에서 아트 커뮤니티나 아티스트 커뮤니티가 있다고 느끼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커뮤니티의 특징은 무엇일까?
강원도로 이주한 기간이 짧아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칠성조선소에서 양질의 문화 활동을 하는 것 같다. 때 되면 콘서트 열고, 좋은 전시가 열리고, 재밌는 기획 덕분에 그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림 그리는 사람, 기획하는 사람, 작품 사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 악기 다루는 사람, 커피 만드는 사람, 요리하는 사람, 술 만드는 사람 등 그곳에서 참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이곳의 특징은 ‘먹고, 마시고, 보고, 듣고, 나누고, 느끼고’이다.
Q. 속초에서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경험에 있어서 장점과 아쉬운은 무엇인가?
장점은 자연이다. 조금만 걸어도 바다가 나오고, 조금만 이동하면 산, 계곡이다. 우리는 고성에서 만난 장군이라는 강아지를 키우는데, 이 살아 있는 것들에서 참 많은 영감을 얻는다. 아쉬운 점은 예술을 소비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다. 시립미술관이나 국립미술관과 같이 큰 미술관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김들림 @kimdlelim
김기훈 @gi.hoon.kim
키와림 @kiwalim_art_contemp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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