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역사문화공원,
강원감영
원주 중앙로와 문화의 거리에서 전통시장을 돌아보며 활기 넘치는 여정을 즐겼다면, 고즈넉한 공간에서 산책을 즐기며 원주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다. 시장골목을 빠져 나오면 바로 눈앞에 조선 시대 공간이 펼쳐진다. 강원감영으로 떠나본다.
북적북적한 시장에서 막 빠져 나왔지만 전혀 다른 시간대를 향하고 있는 곳, 도심 한 가운데 이런 곳이 있다니 놀라우면서도 반갑다. 현대적 건물들로 가득한 거리에서 마치 블랙홀처럼 시간이 멈춘듯한 공간은 바로 강원감영(監營)이다.
강원감영은 조선 시대 강원관찰사가 직무를 보던 관청이다. 1395년 조선 태조때 설치되었으니 조선의 시작과 역사를 같이 한다. 이후 500년 동안 강원도 지방의 행정 중심지였다. 도심 사적지로는 드물게 원형을 유지해 국가사적 제439호로 지정되었다. 2018년 복원을 완료한 강원감영에는 총 12동의 목조 건물이 자리해 있다.
입구인 포정루로 들어서 중삼문과 영문을 통과하면 그동안 선정을 베풀었던 관찰사의 공덕비들이 늘어서 있다. 정식 이름은 등청문인 내삼문을 지나면 관찰사가 정무를 보던 선화당을 만난다. 현재 감영의 중심 건물인 선화당(宣化堂)이 남아있는 곳은 원주의 강원감영이 유일하며, 선화당(宣化堂)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다.
행각은 조선시대의 생활 모습과 감영의 유물이 전시되는 강원감영사료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각문을 지나 후원으로 들어서면 연못과 정자, 아치형 홍교로 조성된 아름다운 공간이 펼쳐진다. 여름에는 초가지붕의 정자와 영주관, 봉래각을 연꽃과 연잎들이 둘러싸고, 600년 된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강원감영과 함께 한 세월을 전해준다.
건물 곳곳을 제대로 살펴보고 싶다면 밝은 낮 시간에 돌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낮시간에 볼거리를 하나라도 더 돌아봐야 할 여행자에게 강원감영은 마지막 코스로 돌아봐도 좋은 곳이다. 밤이 되면 조명을 밝혀 더욱 은은한 정취를 자아내는 야경 명소이기 때문이다.
기와 담장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공간뿐아니라 시간마저 다르게 흐르는 것만 같은 특별한 경험. 과거의 시간을 머금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현대의 건물들이 주는 묘한 이질감, 원주에서 만나는 특별한 시간 여행지 강원감영에서만 가능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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