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핫플,
4色 매력 즐기기
원주로 향하는 길에 찾아봐야 할 명소는 생각보다 많다. 언제든 갈 수 있을만큼 가깝지만 그래서 언젠가 가려고 미뤄두었던 곳이기도 하다. 모처럼 나선 길, 각각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는 핫플 명소를 찾아보기로 하자. 자연과 문화, 핫한 거리와 SNS 핫플까지 원주의 4색 매력을 찾아 떠나본다.
수도권에서 원주로 들어서는 초입, 문막읍 반계리를 먼저 들른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언제 찾아도 좋지만 가을에 찾으면 더 좋은 곳이 바로 반계리 은행나무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단 한 그루임에도 노랗게 물든 풍성한 잎들이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수령 800~1000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는 옛날 어느 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높이 34.5m, 밑둥 둘레가 14.5m에 달할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한 뿌리에서 난 여섯 갈래의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 노랗게 물든 잎을 달고 있는 모습이 압도적으로 장관이다. 가을에 나무가 일시에 단풍이 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되었다.
뮤지엄산(Museum SAN)은 Space, Art, Nature의 앞 자를 따 이름 지은 이름처럼 공간 속에서 예술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빛과 물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의 건축물들은 자연과 어우러지며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된다. ‘소통을 위한 단절’로 자연 속에서 건축과 예술의 조화를 이루고자 한 뮤지엄산의 정신이 전해져 온다.
플라워가든과 워터가든, 본관에 이른다. 종이 전시관(Paper Gallery)에서는 파피루스부터 성경, 코란 등 종이 유물들과 함께 종이 인쇄술 역사를 볼 수 있다. 마지막 제임스터렐관에서는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이 선사하는 명상적인 기운은 이곳 고유의 건축미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명상관에서는 또다른 이름 ‘나를 발견하는 여행’처럼, 그토록 찾던 평안을 내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명상관에서는 또다른 이름 ‘나를 발견하는 여행’처럼, 그토록 찾던 평안을 내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연 여행과 문화 여행을 즐겼다면, 원주의 핫플레이스도 들러보자. 차로 올라가는 것도 좋겠지만,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는 볼거리도 많다.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행구동은 혁신도시와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들른다. 치악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잠시 쉬어 가던 길카페를 시작으로 카페들이 들어서며 행구동 카페거리로 불리게 됐다. 행구동 카페거리에는 저마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아기자기한 카페들이며, 원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카페들도 많다. 치악산의 청정한 자연 속에서 그윽한 커피향이 어우러져 힐링을 누릴 수 있다. 자연이 변해가는 풍경 따라 일상 속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 햇살이 느른하게 드리운 행구동 카페거리에서는 향기로운 휴식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발걸음이 닿은 곳은 용의 형상을 닮았다는 용소막 마을에 자리한 용소막성당이다. 벽돌로 지은 아담한 성당 건물의 이국적인 모습에 SNS에서도 핫한 곳이다. 성당 주위로는 느티나무 다섯 그루가 수호기사처럼 늘어서 안온하면서도 아름답다.
1866년 박해를 피해 산으로 숨어든 신자들이 마을과 공소를 만들었고, 이후 강원도에서 세 번째 성당인 용소막성당을 지었다. 1904년 10칸 규모의 초가집으로 시작했지만 1915년에 현재의 벽돌 건물에 첨탑과 아치형 천장 그리고 스테인글라스까지 갖추었다. 원주 8경 중 제7경에 꼽히며, 건축학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강원도유형문화재(제106호)로 지정됐다. 성당 부지 한편에는 성 라우렌시오 유물관이 자리한다. 1950년대, 한국 천주교 최초로 구약성서를 한국어로 번역·간행한 성 라우렌시오 선종완 신부를 기리는 공간이다. 용소막 성당을 나서는 길, 기울어지는 햇살이 첨탑 위의 십자가에 닿아 반짝인다.
수난을 겪으면서도 믿음으로 헤쳐 온 신앙의 숭고함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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