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을 공급하던 공간에서 문화를 환류하는 공간으로 _ 조치원문화정원
조치원문화정원은 과거 조치원 정수장의 원형을 보존하여 재생시킨 문화공간이다. 1935년 세워진 조치원 정수장은 2013년 기능을 다할 때까지 무려 78년 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1930년대 조치원읍은 경부선과 충북선 철도가 교차하고, 1번 국도가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조치원 정수장은 주민들에게 깨끗한 생활용수를 공급하며 조치원읍의 성장을 뒷받침했을 뿐만 아니라, 조치원역을 지나는 경부선과 충북선 증기기관차가 사용할 급수탑에 물을 공급하던 중요한 국가시설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치원 정수장은 취수원이었던 조천의 수량이 계절에 따라 변동이 심해진 데다, 정수 시설이 노후화되어 늘어만가는 조치원읍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생활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2013년 조치원의 상수도 체계는 지역 정수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아닌 광역상수도 공급체계로 바뀌었고, 조치원 정수장은 가동을 멈추었다. 조치원 정수장은 시설이 폐쇄된 이후 한동안 방치되면서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와 함께 도시 미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시작했는데, 조치원 정수장과 맞붙어 있던 평리 공원에까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조치원 정수장의 음울한 분위기로 인해 평리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공원의 휴게시설과 화장실을 노숙자들이 점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5년 조치원역과 그 일대를 도시재생활성화 우선 순위지역으로 지정하고 ‘평리 문화마을 조성사업’을 추진
‘평리 문화마을 조성사업’은 근대 산업 유산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간직한 조치원 정수장과 평리 공원을 연결하여 ‘조치원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었다. 2018년 설계 공모전을 시작으로 2019년 7월 시민들에게 공개된 ‘조치원문화정원’에는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의 조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최초 계획한 설계 콘셉트가 그대로 담겼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붉은 벽돌이 더해진 과거 조치원 정수장 본관
1935년 처음 지어진 형태에 최소한의 손길을 더해 카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본관 외벽에 남아있는 ‘감천류여람(甘泉流如藍)’이란 표지석의 글귀는 ‘감미로운 샘물이 흐르며 쪽빛 하늘을 품다’라는 의미로 이곳의 본래 쓰임새를 알게 해준다. 과거 저수조로 쓰였던 지하 공간은 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시장의 벽에는 이곳 저수조를 가득 채웠던 물의 흔적과 물이 이동하던 파이프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마치 현대 설치 미술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시 지상으로 올라서면 나란히 서있는 푸른색 원통 모양의 정수시설(침전기와 여과기)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물에 섞여 있는 이물질들을 제거하던 3층 높이의 거대한 시설 위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면 침전기와 여과기의 독특한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치원문화공원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도 있다.
78년 동안 매일같이 하천의 물을 모아 여과하고 정수하여 도시로 공급하던 조치원 정수장
도시재생을 통해 조치원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이곳은 이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아 그들에게 문화와 쉼을 가득 채운 후 다시 도시로 환류하고 있다.
TIP: 조치원문화원 인근 조천연꽃공원이 생태하천사업을 통해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여름에는 연꽃이 피어 천상의 꽃밭을 만듭니다.
주소: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수원지길 75-21
전화: 044-862-1620
교통정보: 조치원역에서 도보 13분
주변관광지
There are no registered comments.
Please write the firs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