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의 삶과 변화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_초량 이바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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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다시 시작된 오랜 골목길 이야기 _  초량 이바구길

부산역에서 초량동 산비탈의 산복도로까지 약 1.5km 이어져있는길, 이바구길

‘이바구’란 ‘이야기’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인데, ‘이바구길’이란 이야기가 있는 길이라는 뜻이다. 이바구길은 부산역 건너 남선창고터에서 시작된다. 지금은 붉은 벽돌 담장만 남은 남선창고는 부산 최초의 근대식 물류창고였다. 1900년대 초 대한민국의 2대 도시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 철도(총 441.7km)가 완공되면서 한국 산업화의 동맥, 물류 운송의 큰 발전이 있었는데, 남선창고는 그러한 변화의 중심이었다. 한반도 북쪽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들은 배에 실려 부산항으로 내려와 남선창고에 보관되었다가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에 실려 서울로 보내졌다. 수산물 중에서도 명태가 가장 많아 명태 창고라는 뜻의 ‘명태고방’이라고도 불렸다.

 

산복도로(山腹道路): 산의 중턱을 지나는 도로를 뜻하며, 영문 명칭은 Hillside Road이다.

이바구길에서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곳은 옛 백제병원이다.

남선창고와 마찬가지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이 건물도 부산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이었다. 1932년 병원 폐업 이후 중국요리점, 일본군 장교 숙소, 중화민국 임시 대사관, 예식장 등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되며 살아남아 현재는 카페와 출판사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옛 건물의 골조 그대로를 장식적인 요소로 활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 1층의 카페는 2017년 뉴욕타임스가 꼽은 세계 여행지 ‘부산’과 함께 소개되기도 했다. 이바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골목길 풍경을 재현해 놓은 담장갤러리 골목을 지나게 된다.

1800년대 말 부산의 개항부터 한국전쟁(1950-1953) 시기 피난민들의 삶을 거쳐 산업 발전을 이룬 1980년대까지 이바구길에 얽힌 이야기들이 담긴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전시된 이 골목에서는 이 지역 주민들의 굴곡진 인생이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진다.

산비탈 아랫동네와 윗동네를 잇는 168계단은 이바구길의 중심이다.

45도 경사의 168계단으로 이어진 좁은 골목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까마득하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한국전쟁 후 가난했던 시절 아랫동네인 부산항에 뱃고동이 울리면 윗동네에 살던 부두의 일꾼들은 일감을 받기 위해 168개 계단을 단숨에 뛰어 내려갔다고 한다

물동이를 지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던 아낙네들의 일상도 고되긴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주민 편의를 위해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몇 분이면 안전하게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모노레일에 올라 이곳을 오르내렸던 주민들의 일상을 떠올려 본다. 계단 끝에는 힘든 여정을 보상해 주고도 남을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멀리 보이는 부산항과 영도, 푸른 바다와 이어지는 맑은 하늘,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탁 트인 풍경은 계단을 오른 모든 이들의 가슴을 활짝 트여 준다. 근대 부산의 이야기들을 품고있는 이바구길! 세월에 묻혀가던 골목의 행복한 기억들을 새롭게 되살려 가라앉아 있던 마을의 분위기를 되살리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아 마을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TIP: 산복도로는 초량이바구길과 연결되는 산허리길이다. 낮에는 광활한 바다, 밤에는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을 감상할 수 있는 부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상로 49
전화: 051-440-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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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4
  • 강소아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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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 자주가도 몰랐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It helped people.
  • 서록마미~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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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가볼곳이 많은거같아요
    이바구길 기억했다가 다음에는 꼭 가봐야겠어요~

    It helped people.
  • 이호정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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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많이 가봤지만 이 곳은 처음 접한거 같아요. 부산을 가게 된다면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It helped people.
  • 현지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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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가서 이곳에 갈때 유익할 것 같아요! 내용 즐겁고 재미나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It helped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