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ESG여행 _ 한국의 갯벌

• UNESCO 세계자연유산 신안 갯벌의 동식물종 수 (단위 : 종)

저서규조류 188┃해조류 23┃대형저서동물 445┃물새 99┃IUCN적색목록 19

보성 갯벌은 우수한 자연성을 기반으로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살아가는 자연의 보고이다. 연안습지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조약에 등록될만큼 천연의 습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보성 벌교 일대의 갯벌은 세립한 펄갯벌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수산자원과 이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강인한 삶이 이어져 온 삶의 터전이다.

반폐쇄형 여자만에 퇴적된 세립 펄갯벌

보성은 흔히 녹차의 고장으로 인식되어 있고, 벌교 또한 소설 <태백산맥>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곳이다. 다만 그 영향으로 벌교와 꼬막은 늘 붙어다니게 되었는데, 바로 여기에 보성 갯벌의 힌트가 담겨 있다. 바로 벌교 꼬막이 채취되는 산지가 보성 갯벌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보성 갯벌은 보성군 벌교읍 해안가의 갯벌(면적 7.5km2)과 순천만 갯벌(면적 28km2)을 지칭한다. 이중 행정구역상 보성 갯벌은 벌교읍 대포리, 장암리, 장도리, 호동리 일원이(31.85㎢) 포함돼 있다. 보성 갯벌 지역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지역은 3185ha이며 이는 보성 순천 갯벌 전체 5985 헥타르의 약 53%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 항아리처럼 둘러싸인 여자만은 남북 길이 30km, 동서 길이 22km의 반 폐쇄성 갯벌을 가지고 있다. 보성갯벌은 이 여자만의 가장 안쪽에 형성되었다. 특히 금강에서부터 기원한 퇴적물이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긴 여정을 통해 세립화되어 최종 종착지인 여자만의 가장 안쪽에 장도를 중심으로 차곡차곡 쌓여 두꺼운 갯벌을 만들었다. 때문에 장도를 중심으로 한 보성 갯벌 지역은 자연 하천인 벌교천과 펄갯벌이 이상적으로 이어진 자연성이 매우 우수한 갯벌이다. 또한 모래갯벌은 미약하지만 다른 어느 갯벌보다 입자가 얇고 가는 펄갯벌이 퇴적되었다.

이외에도 유네스코 자연유산 지역 중 가장 넓은 염습지가 발달되었다. 나문재 모새달 등 다양한 종류의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그중 갈대와 칠면초가 우점종으로 자리하고 있다. 풍부한 먹이를 찾아 모여든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법적 보호종 철새의 서식지이며, 백로, 저어새 등이 주로 발견된다.

갯벌에 기대어 사는 섬, 장도

“우리는 갯벌 밖에 자랑할 게 없어요.”

장도 주민의 한마디가 갯벌에 기대어 사는 섬사람의 삶을 대변한다.

여자만 바다 한가운데 있는 ‘장도(獐島)’는 벌교 갯벌의 중심이다. 섬 전체가 노루발목처럼 가느다랗고 길게 뻗어 있는 형태가 노루와 닮았다 하여 노루 장(獐)자를 쓴다. 장도에는 현재 180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섬이다. 꼬막과 낙지를 중심으로 짱뚱어, 굴, 바지락 등 풍부한 해산물이 생산된다. 그 중에서도 참꼬막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벌교 꼬막이 유명한만큼 전국 꼬막 생산량의 70% 가량은 벌교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그 벌교 꼬막의 80%가 바로 장도 주변에서 생산된다. 장도 주변의 펄갯벌이 꼬막이 서식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말이면 장도에서 꼬막잡이가 시작된다. 장도 꼬막은 크게 피꼬막, 참꼬막, 새꼬막 3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 가장 높이 쳐주는 건 단연 참꼬막이다. 참꼬막은 다른 꼬막보다 골이 깊고 단단한데 속살의 졸깃한 맛과 깊은 향이 다른 꼬막에 비할 바가 아니다. 벌교 사람들은 벌교 앞바다 여자만의 진흙갯벌을 ‘참뻘’이라 하고, 이곳에서 자란 참꼬막은 양질의 미생물을 먹고 자라 살이 단단하고 모래가 섞이지 않아서 가장 맛이 좋다고 평한다.

도한 피꼬막과 새꼬막은 배를 이용해서 그물로 잡아올리지만, 참꼬막은 갯벌에서 사람들이 직접 채취한다. 맛이 좋은 만큼, 품도 많이 드는 만큼 참꼬막은 같은 무게의 새꼬막에 비해 대여섯 배쯤 가격이 높다. 하루 두 번 펼쳐지는 갯벌에 섬 전체가 갇혀 버려도, 장도 주민들이 여전히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갯벌 위를 달리는 500년 전통의 '뻘배어업'

장도 앞바다에 물이 빠지면서 광활한 갯벌이 드러난다. 마을 아낙들이 하나 둘 나와서 물 빠진 바다, 갯벌로 향한다. 저마다의 팔에는 길이 2m, 폭 50cm 정도의 커다란 널빤지가 하나씩 안겨 있다. 얼핏보면 서핑보드와도 닮았지만, 갯벌에서 없어서는 안될 ‘뻘배’다. 뻘배 위에 몸을 싣고 한쪽 다리로 펄을 밀며 나아가는 아낙들의 모습은 금세 갯벌의 지평선 끝으로 점이 되어 가물가물해진다. 이처럼 장도에서는 뻘배를 타고 나간 아낙네들이 광활한 갯벌에서 참꼬막을 잡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제2호로 지정된 ‘뻘배어업’이다. 벌교 갯벌은 미사와 점토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아주 미세한 갯벌 진흙이다. ‘두발로 들어갔다 네발로 나온다’는 말처럼 사람이 갯벌에 들어가면 몸이 깊게 빠지는 특성을 지닌다. 때문에 펄 갯벌에서 이동하고 어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갯벌 위에서 이동과 채취를 수월하게 하는 ‘뻘배’다. 명칭은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대체로 널, 널매, 뻘차, 뻘배, 널배 등으로 불렸다.

뻘배어업이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된 것은 약 120년 정도이지만, 널빤지를 이용해 갯벌에서 수산물을 채집하거나 이동수단으로 사용한 건 500여 년 이상의 전통어업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벌교에서는 11월부터 3월까지 꼬막 철이 되면 뻘배를 타고 갯벌을 오가며 참꼬막을 캤다. 때문에 설 명절 이후 정월 대보름까지 뻘배를 깨끗이 손질하거나 풍어를 기리는 마음으로 집안에 모셔두는 풍습이 존재했으며 각종 어류의 산란철인 5~6월에 뻘배 경주 대회를 열어 송아지를 경품으로 이용할 정도로 벌교 어업인들의 독특한 갯벌 문화로 발전했다.

자연유산 심사차 방문했던 심사단은 뻘배어업을 보고 “한국의 갯벌 신청 유산 중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초록과 잿빛이 어우러진 정겨운 보성 여행

순박한 섬마을에서 마주치는 정겨운 풍경들에 잊고 있던 일상의 여유를 되찾는 시간.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 해안길 따라 터벅터벅 길을 걸으며 불편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이상한 여행. 보성의 길을 걷는 시간은 초록과 잿빛이 어우러지고 자연의 민낯이 주는 평화로움에 순순한 힐링을 만끽하는 여정이다.

트래킹 코스

장도 생태탐방로

•뻘배길, 꼬막길• 13.7km, 4시간 30분

꼬막길 제1코스┃신경백사장-벼락맞은 바구-가느바구-대촌 당산나무

꼬막길 제2코스┃신경백사장-대촌마을 앞 갯벌(옛날 학교 다니던 길)

꼬막길 제3코스┃대촌마을 안길-헬기장-개거리마을-짱끝(부도)-새터마을

뻘배길 제1코스┃아칭개 뚝방길-아칭개-배금백사장-송강굴-부수마을

뻘배길 제2코스┃부수마을-연끝선착장-일정금-하방금 전망대-북두름산 정상-부수마을 뚝방길

부수마을┃풍광이 좋기로는 꼬막길 제1코스와 뻘배길 제2코스를 꼽는다.

장도 자전거길

1코스┃신경선착장-신경백사장-대촌마을

2코스┃대촌마을-새터마을-부수마을-북두름산 일대

뷰포인트/포토스팟

장도 신경선착장, 하방금 전망대 포토존, 북드름산 정상, 연끝선착장, 중도방죽, 갯벌생태공원

체험코스

선소어촌체험마을, 장암갯벌체험장, 한국차박물관

녹차/생태 관광명소

대한다원, 한국차문화공원, 한국차박물관, 봇재, 제암산자연휴양림

관광명소

강골한옥마을, 태백산맥 문학관, 율포솔밭해수욕장(+율포해수녹차센터), 비봉공룡공원(+비봉공원알화석지), 공룡박물관, 득량면 추억의 거리

보성 여행 코스

갯벌 탐방 코스

장도 갯벌과 뻘배 체험까지!

장도를 한바퀴 걸으며 바다인지 갯벌인 구분이 어려운 풍경도 만끽하고 곱디 고운 펄갯벌 위로 움직이는 뻘배 체험도 도전해보자. 단, 사전에 반드시 물때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 벌교 상진항-장도-꼬막길 트래킹-장도뻘배체험

생태&녹차 탐방 코스

茶향으로 힐링하기

초록의 차밭 사이를 거닐고 다도 체험까지 즐기며 마음의 힐링을 찾았다면, 바닷가 산책과 해수녹차탕에서 지친 몸에 활력도 되찾아보자.

• 대한다원-한국차박물관-율포솔밭해수욕장-율포해수녹차센터

문화 탐방 코스

역사와 문학 속으로 떠나는 문화 기행

모험의 숲에서 산책을 즐긴 후 추억의 거리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역사와 문화를 통해 보성에 대해 보다 깊이 다가서는 특별한 문화기행으로 안내한다.

• 제암산자연휴양림-득량역 추억의 거리-강골마을-태백산맥문학관

보성 2박 3일 코스

보성 여행 완전정복

남도 끝자락 보성으로 향한 발걸음은 몇 곳만 보고 떠나기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장도와 벌교, 보성의 녹차까지 완전 정복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 1일 : 벌교 상진항-장도-꼬막길 트래킹-장도뻘배체험-게스트하우스 숙박

• 2일 : 벌교 상진항-비봉공룡공원-득량역 추억의 거리-율포해수욕장-율포해수녹차센터

• 3일 : 비봉공룡공원-제암산자연휴양림-봇재-한국차박물관 녹차체험

신안 가는 길

• 용산역(KTX)-순천역-무궁화호-벌교역

• 순천역-88번 버스-부용교앞 하차/ 약 1시간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 www.letskorail.com

•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벌교공용버스터미널 / 하루 1회(15:10) 운행 / 약 5시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보성버스터미널 070-7431-2879

<현지 교통>

벌교역 인근 우주마트-상진항(1일 2회, 사랑호 운항시간 30분전 운행)

• 벌교터미널-도보/ 10분

• 벌교역-도보 / 5분

• 벌교터미널-택시 / 1-2분

• 벌교터미널-모든 버스-부용교앞 하차 / 5분

• 벌교역-상진항 / 17분(10.6km), 약 20,000원

• 벌교터미널-상진항 / 20분(11.4km), 약 22,000원

• 순천역-상진항  / 40분(32.9km), 약 35,850원

<자가운전>

• 서울 →고흥IC (부산 → 고흥IC)→상진항 →장도

장도 사랑호

• 벌교 상진항 - ‘장도 사랑호’ 하루 2회(07:00, 14:00) 운항 / 약 30분 소요, 요금편도 3,000원

• 장도-벌교 상진항 – 하루 2회(07:30, 14:30)

* 매달 물 때와 기상 상황에 따라 운항 일정이 바뀌므로 보성군청 홈페이지에서 '장도 사랑호' 운항 반드시 확인할 것.

• 장도 선착장-마을 : 마을버스 ‘사랑호’ (요금 무료) 부수리로 이동

① Tip 장도 갯벌 즐기기

• 특정 스폿을 찾기보다 섬 전체를 한바퀴 천천히 걸어본다. 어느 코스로 걷든 해안가를 따라 모두 갯벌을 볼 수 있다.

• 짧은 시간에 둘러보고 싶다면, 신경선착장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부수마을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해 북두름산 정상을 거쳐 선착장으로 되돌아오기

• 선착장에서 해안선을 따라 가다가 북두름산 정상에 올랐다가 부수마을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되돌아가는 방법도 있다.

• 갯벌 위로 섬 사람들이 뻘배를 타고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자.

• 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과 식사를 할 수 있다. 가정식 백반으로 신선한 갯벌에서 난 재료로 차려낸 섬밥상을 맛보자. 예약은 이틀 전에는 하는 것이 좋다. 단체 탐방 안내 및 문의는 섬 코디네이터(010-7604-1140)에게 하면 된다.

• 하룻밤 숙박하며 섬의 노을과 일출까지 감상하는 것도 장도를 좀 더 깊이 만나는 경험이 될 것이다.

② Tip 코끼리가 장도에 간 까닭은?

조선 태종 11년(1411년)에 일본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 원의지(源義持, 아시카가 요시모치(足利義持))가 친선 도모를 위해 코끼리를 선물하였다. 하지만 이 코끼리가 우연히 사람을 밟아 죽이게 되자, 죽이자는 의견과 외교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살려두자는 의견이 최초로 동물재판까지 열렸다. 결국엔 코끼리를 귀양 보냈는데 그곳이 바로 장도다. 장도에 도착한 코끼리는 노둣길로 연결되는 목도에 거주했고, 먹을 풀이 없어 해초를 먹으며 연명하다 사람만 보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결국 코끼리는 다시 불러 올려져 세종때까지 전라도 등을 전전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