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철길을 따라 즐기는 도시 산책 _ 경의선숲길
1904년 완공된 경의선은 경성과 신의주를 연결했던 철도로 경부선과 함께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중요한 철도였다. 경의선의 북쪽 종착역인 신의주역에서 중국 장춘까지 철도로 이동한 후 다시 유럽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에 경성에서 철도를 이용해 프랑스 파리로 여행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전쟁(1950-1953) 이후 남한과 북한 사이 군사분계선이 설정되면서 경의선도 함께 남과 북으로 끊어진 채 50여 년의 세월이 흐르게 된다. 경의선 연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였다.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 내기 위한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 복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2003년 6월14일에는 남북 간 경의선 연결식이 군사분계선에서 개최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큰 진전에도 불구하고 이후 복잡한 남북관계로 인해 과거 경의선 구간의 열차 운행은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까지 접근성이 뛰어난 남쪽의 경의선 구간은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여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었고, 2005년에는 서울 도심을 지나는 일부구간을 지하화 하였다. 철길이 지하로 내려간 구간의 지상에는 옛 철길만 남게 되었는데, 수년간 그대로 방치되면서 잡초가 무성해져 황량한 느낌으로 변했다.
“경의선 산림공원은 어느 방향에서든 입장할 수 있고 아름다운 숲길을 따라 산책하거나 하루 종일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경의선 지하화로 만들어진 도심의 유휴 공간을 시민을 위한 도시공원으로 재생시키기로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2012년부터 경의선숲길 조성을 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2016년 전체 구간을 완성하였다. 총 6.3km에 이르는 길이에 수십만 그루의 크고 작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이어져 서울 도심을 흐르는 초록빛 물줄기 같은 생기 넘치는 공원이 완성된 것이다.
이 공원은 다른 공원들과는 달리 주변의 주택, 도로, 골목에 개방되어 입구나 출구가 따로 없고 공원 안과 밖을 구분하는 울타리도 없다. 시민들은 어느 방향에서든, 어느 곳에서든, 경의선숲길로 들어와 원하는 만큼 걸으면서 아름답게 조성된 숲길, 골목골목 특색 있는 카페,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의선숲길은 총 4개의 구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구간마다 색다르게 조성되어 있어 특유의 느낌을 갖는다.
첫번째 연남동 구간.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시키는 이 구간은 연남동에 포함되어 있어 ‘연트럴파크’로 불린다. 길게 이어진 잔디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숲길 양쪽으로 나있는 골목을 기웃거리면 분위기 넘치는 카페, 솜씨 있는 공방, 독립서점, 아기자기한 소품 편집 숍을 발견할 수 있다.
두번째 와우교 구간.
와우교 구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경의선 책거리’다. 길을 걷다 눈의 띄는 책 한 권과 함께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옛 철도 건널목을 그대로 복원한 ‘땡땡거리’는 기차가 건널목을 지나갈 무렵 차단기가 내려오면서 울리는 ‘땡땡’ 소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주변에 재현된 선술집, 방앗간, 역무원 조각상은 과거 경의선이 지나던 풍경을 떠올리게 해 준다.
세 번째 신수 대흥 염리동 구간.
철길 위에서 걷는 소녀, 철길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소년 조각상이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염리동에서 만날 수 있는 메타세콰이아 길과 느티나무 터널은 경의선숲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숲길이다.
경의선 숲길의 시작점이다. 숲길 한쪽에 폐화물열차가 서 있어 이곳이 과거 철길이었음을 확인하게 해 준다. 경의선숲길을 높은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백범교를 지날 때는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TIP: ‘홍대’로 더 잘 알려진 인근 홍익대학교 지역은 젊고 예술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매우 힙하고 활기찬 곳입니다.
거리에는 펍, 커피숍, 레스토랑, 독특한 상점 등이 가득합니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용산구 문화체육센터
전화: 02-719-8830
교통정보: 지하철 경의중앙선 가좌역 1번 출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운영시간: 11:00~18:00
주변관광지
서울은 항상 복잡한 곳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도심속의 슢 이인상적이네요
저도 연트럴파크는 다녀온 적이 있어요 ㅎㅎ 유니크한 야외 공간에서 커피한잔 마시니 분위기 너무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