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에너지원이 문화의 에너지원으로 되다_삼탄아트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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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탄광에서 캐낸 산업 역군의 기억 _ 삼탄아트마인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 경제 성장의 밑바탕에는 석탄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석탄은 6.25 전쟁 이후 1960년대 한국이 당장 사용할 수 있었던 유일한 부존자원으로서 당시 산업체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되었던 한편, 큰 비중을 차지했던 수출품으로서 적지 않은 외화를 벌여 들여 산업화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노동집약적 산업인 석탄산업은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던 농촌과 도시빈민 실업 문제를 해소하는데 더해 서민들에게는 저렴한 에너지원이 되어 겨울철 난방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던 석탄산업은 1970년대 초 제1차 석유파동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위기를 느낀 한국 정부는 1973년부터 석탄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공급 정책을 강화하였다.

석탄 전성기를 지나 시대의 흐름으로 폐광에 이른다.

정부 보조금까지 투입하며 석탄 증산을 장려한 결과 탄광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더불어 탄광촌에도 많은 인구가 유입되어 크게 번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번성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올림픽에 앞서 도시환경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정부는 주요 도시들에서 석탄 대신 가스와 석유를 사용하도록 규제하는 동시에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을 추진하여 경제성이 없는 탄광을 정리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1988년 전국적으로 347개에 이르렀던 광산이 1996년에는 11개로 크게 줄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광부들이 탄광을 떠나면서 탄광촌은 거의 몰락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1964년 설립되어 민영 탄광으로는 한국 최대 규모였던 삼척탄좌도 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석탄산업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000명이 넘은 광부가 일했던 이곳 역시 4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2001년 결국 폐광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10년 동안 방치된 채 폐허로 변해갔다.

"삼척탄좌탄광이 '예술광산'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삼척탄광자리가 '삼탄아트마인'으로 변화하다.

오랜 시간 동안 인적이 끊겼던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삼척탄좌가 ‘삼탄아트마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2013년부터이다. 폐광 재생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인 독일 졸페라인에서 영감을 얻은 현 삼탄아트마인 관장 부부(손화순, 고 김민석)는 수십 년간 문화기획 분야에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더해 폐허가 되 삼척탄좌를 문화예술공간인 ‘삼탄아트마인’으로 변화시켜 나갔다.  

‘삼탄’은 삼탄아트마인이 위치한 장소의 과거 화려한 역사인 삼척탄좌를 가리키는 것이고, ‘아트마인’은 영어로 탄광을 뜻하는 ‘Coal mine’의 Coal을 Art로 대체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과거 석탄을 캐내던 삼척탄좌는 이제 예술을 캐내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삼척아트마인 과거와 현재 두 개의 물결이 흐른다.

삼탄아트센터 문화공간으로 변하다.

삼척탄좌 시설 사무동으로 쓰이던 4층 건물은 ‘삼탄아트센터’로 변신했다. 경사지에 지어진 건물의 특성을 활용해 건물의 4층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면 정면에 펼쳐진 창으로 저 멀리 함백산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광부들의 생활을 느껴볼 수 있게 하는 자료와 공간이 있다.

오래된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과거 삼척탄좌에서 일하던 광부들의 생활을 느껴볼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자료와 전시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당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광부들의 급여명세서와 작업일지를 넘기다 보면 그들의 힘든 일상과 그에 딸린 식구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저며 온다. 수백 명의 광부들이 동시에 사용하던 공동샤워실과 장화를 닦던 세화장은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예술공간으로 재탄생 되었는데,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전 작은 석탄 먼지까지 모두 씻어내기 위해 분주한 광부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당시 그대로 있는 탄광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의 하이라이트는 ‘레일바이 뮤지엄(Rail by Museum)’이다. 지하 600m의 갱도로 광부들을 수직 이동시키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이곳은 지하에서 채굴된 석탄을 끌어올린 후 탄차에 실어 가공 시설로 보내던 삼척탄좌의 중심시설이었는데, 당시 석탄을 나르던 탄차와 선로, 업무 상황판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스위치를 누르면 당장이라도 탄광시설이 가동될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한 때 한국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 서 있던 버려진 탄광을 예술을 캐내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생시킨 ‘삼탄아트마인’은 한 해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 장소가 되어 폐광 이후 침체된 탄광촌에도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TIP: 석탄 광부들에게 '생명'을 받았던 중앙압축기실이 '생명'을 테마로 한 오리진 미술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주소: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전화: 033-591-3001
교통정보: 고한역에서 시내버스(하루 4회) 환승, 못골 정류장 하차
운영시간: 09:30~17:30(월,화요일 휴관)

주변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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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동굴

토크 2
  • 이아름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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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 관광지가 참 많네요 오래된 것도 새롭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It helped people.
  • 일번 No.1 여행
    1년전
    Reply

    최근 들어 정선에 숨겨져 있는 관광지에 관심이 많이 가네요.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폐탄광을 멋지게 바꾼 모습이 참 인상적이어서 정선에 방문하면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It helped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