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산업시설이 복합문화공간으로_F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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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강철 와이어 로프로 엮어낸 부산의 문화예술 공간 _ F1963

1945년 설립된 ‘고려제강’은 1963년 부산에 ‘수영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으로 금속 와이어로프(Wire Rope)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고려제강에서 생산한 와이어는 높은 강도와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길이의 현수교인 ‘터키 차타칼레 현수교’, 21세기 최대 토목 공사였던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도 활용되었는데, ‘수영공장’은 이러한 제품들을 생산해 내면서 고려제강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부산시의 확장으로 수영공장 주변까지 주거지 개발이 확대됨에 따라 고려제강은 수영공장의 설비와 기능을 점차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고, 2008년에는 수영공장의 문을 닫고 창고 용도로만 활용하게 되면서 더 이상 분주한 기계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수영공장은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첫 공장으로 1963년부터2008년까지 45년 동안 와이어를 생산하던 공장이었습니다

이후 8년 동안 긴 잠을 자고 있던 수영공장을 깨운 것은 2016년 부산 비엔날레이다.

부산시와 고려제강은 수영공장을 부산 비엔날레 개최 장소로 활용하기로 합의하고, 수영공장 내부의 넓은 면적과 높은 층고를 활용해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였는데, 창의적인 전시 방법과 옛 공장의 거친 구조가 개성 넘치는 예술작품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비엔날레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 확인된 수영공장은 이후 2017년에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고, 건축가 조병수의 손을 거치면서 현재의 F1963으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Busan Metropolitan City

F1963의 F는 Factory를, 1963은 수영공장이 완공된 해를 말한다. 건축가는 오래된 것이 갖는 기억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옛 공간에 활기 넘치는 분위기와 신선한 경험을 가득 채웠다.

F1963을 찾는 사람들을 처음 맞이하는 것은 대나무 숲길이다.

‘소리길’이란 이름의 이 길 주변에는 마치 옛 공장에서 만들어진 와이어를 촘촘하게 늘어뜨려 놓은 듯 대나무 숲이 펼쳐지는데 바람결에 가지들이 부대끼며 속삭이는 소리가 앞으로 마주할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소리길을 나서면 옛 공장 건물에 새롭게 덧대어 놓은 하얀색 익스팬디드메탈라스(expanded metal lath) 벽면을 마주하게 된다. 새롭게 설치된 구조물이지만 옛 공장 입면의 실루엣(silhouette)을 그대로 본뜬 모습이 아무런 이질감도 없이 어두웠던 공장 내부로 햇살과 사람들을 함께 끌어들인다.

F1963의 내부 공간은 중심에서부터 확장되는 세 개의 네모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네모는 F1963스퀘어이다. 

건축가는 공장의 가운데 부분을 네모난 형태로 들어 내어 옛 공간에 부족했던 빛과 바람을 끌어들였다. 하늘로 열려 있는 이 공간은 기존의 콘크리트 바닥까지 걷어 내고 지면을 노출시켜 하늘과 땅과 사람이 만나는 열린 공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려 F1963에 생동감을 더한다.

두 번째 네모는 F1963스퀘어를 둘러싸고 있는 휴게공간이다.

옛 공장에서 생산하던 와이어(wire)를 활용한 설치미술작품, 높은 천장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옛 공장의 철재 트러스(truss)와 설비 라인, 공장에서 쓰던 두꺼운 철판을 재활용해 만든 테이블을 볼 수 있는 휴게공간 곳곳에서 옛 감성이 묻어난다. 특히, 옛 공장의 심장이었던 육중한 발전기 곁에서 커피를 볶아내고 있는 커다란 커피 로스팅 기계는 마치 과거를 오마주(hommage) 한 것처럼 흥미롭게 다가온다.

세 번째 네모는 휴게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예술공간이다.

기존 설비라인이 있던 공장은 융복합 문화예술이 펼쳐지는 전시 공연장으로 재탄생했고, 대형 크레인이 매달려 있던 자리는 동서고전을 담은 지혜의 북 타워로 변신했다. 옛 공장의 높은 천장고를 활용한 메자닌(mezzanine) 구조의 F1963도서관에서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인류가 만들어 온 세계의 건축, 음악, 미술, 사진에 관한 다양한 책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고려제강의 와이어 기술을 적용해 탄생한 현대모터스튜디오, “클래식은 즐겁고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의 철학이 담긴 음악홀 GMC, 잔잔한 수면 위로 옛 공장의 감성이 비치는 달빛가든이 F1963에 다양한 예술과 자연에 대한 경험을 더하여, 도시의 확장으로 기능을 잃고 잠들어 있던 옛 공장을 생기 넘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되어 부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TIP: F1963 인근 영화의 전당에서는 매년 10월 초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인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구락로 123번길 20
전화: 051-756-1963
교통정보: 지하철 3호선 망미역 2번 출구에서 수영구2번
마을버스로 환승, 산정아파트 정류장 하차
운영시간: 09:00~21:00

주변관광지

영화의 전당

광안리해수욕장

남천동 빵집거리

토크 6
  • 이해인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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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이 가능하다니!! 언젠가 꼭 가보고싶어요.

    It helped people.
  • ..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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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철거가 아니라 용도를 바꾸었을 뿐인데, 매우 색다르고 어름다운 곳이네요. 올해는 다시 못가겠지만, 내년 여룸에 가봐야겠어요!

    It helped people.
  • 소다요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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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지역사는 저에게는 부산이라는곳의 반전매력으로 느껴져요 다음에 여행갈때 한번 가봐야겠어요!

    It helped people.
  • 토끼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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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것으로 탈바꿈이 아니라, 있는것으로 색다른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창의적인 능력은 사람들에게만 있겠죠. 강한것이 부드러움으로 다가오는군요. 꼭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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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번 No.1 여행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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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와이어 공장이 이런 멋진 장소로 "탈바꿈"하였군요. 다음번 부산에 방문하면 한번 다녀와봐야겠어요~^^

    It helped people.
  • 이아름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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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의미있는 곳에 다녀오면 더 여운이 넘는 것 같아요 글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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