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지역명사_진용선의 아리랑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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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gwon-do · Jeongseon

아리랑 꽃씨 따라 별 고개 넘어 가는 아리랑로드

정선 지역명사_진 용 선

아리랑은 오랫동안 구전되어 오며 우리 민족의 아픔과 역사를 함께 해 온 노래이다. 삶의 어려운 순간에도 낯선 이국에서도 꽃씨처럼 피어난 아리랑은 한민족의 DNA이며 정체성의 구심점이었다는 정선 아리랑박물관 진용선 관장. 30여 년 동안 힘들고 어려운 고개를 넘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아리랑을 찾아 나섰던 진용선의 아리랑로드를 따라가 본다.

굽이굽이 고개 넘어 아리랑 찾아 걷는 길

아리랑의 고장 강원도 정선. 아리랑 곡조를 닮은 듯 굽이굽이 넘어가는 산자락과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아리랑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이곳에는 지난 30여 년간 아리랑 연구에 매진해 온 진용선 아리랑박물관장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아리랑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아 불려온 노래입니다. 아리랑박물관에는 그동안 모아 온 음반·악보·책자·영상 등 관련 자료 5천여 점이 정리돼 있습니다.”

진용선 관장의 아리랑 연구는...

독문학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 아리랑을 번역하다가 ‘발병 난다’의 의미 전달에서 역부족을 느꼈던 게 계기가 되었다. 89년, 고향 정선으로 돌아와 아리랑 연구에 매진했다. 녹음기와 노트, 카메라를 들고 아리랑을 들을 수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다. 기존에 400수로 알려진 정선아리랑을 무려 5,500여 수로 재정립한 것이 그 결과물이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연변, 사할린, 일본, 하와이 등 고단한 역사 속 한국인의 이주 경로를 찾아다녔다. 1860년대부터 민족이 힘들던 시기, 생존을 위해 많은 이들이 타국으로 떠나야 했던 역사의 뒤안길이었다. 그렇게 지난 30여 년간 진용선 관장이 다녀온 경로만 110차례, 그동안 2천 명 넘는 동포들을 취재·채록해 아리랑 관련 책만 30여 권을 냈다.

“제가 아리랑 따라 찾아갔던 길을 지도에 다 그려봤더니 실크로드보다 2.5배가 더 되더군요. 그래서 아리랑로드가 되었죠.”

아리랑 가락을 찾아 국경을 넘으며 걷고 또 걷다 보니 그 길이 바로 ‘아리랑로드’였다.

민족의 이주 따라 세계에 피어난 아리랑 꽃씨

“아리랑은 꽃씨입니다. 우리 민족이 해외로 이주할 때 도깨비바늘처럼 옷깃에 묻어 이동해서 그곳에 피어나 민들레 홀씨처럼 확산되었죠.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DNA이며, 정체성의 구심점이기에 우리 민족 이주와 떨어질 수 없는 디아스포라(diaspora, 이산)의 음악이죠.”

그렇게 묻어간 꽃씨가 지구촌 곳곳에 새로운 꽃을 피워냈다. 토양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기에 한반도와는 다른 꽃을 피웠다. 때문에 진 관장이 찾아낸 아리랑 멜로디에는 재외 동포들과 그 3, 4세들에 의해 변주된 아리랑도 많다. 6·25 이후 외국인들도 아리랑을 불렀다는 것도 찾아냈다. 미국의 재즈 연주자 오스카 페티포드는 ‘아디동 블루스’ 음반을 냈고, 여류 가수 ‘엘리 윌리엄즈’의 ‘아리랑’은 극화되기도 했다, 벨기에의 여가수 ‘에스테렐라 가 네덜란드어로 부른 ‘콤베이베이’는 유럽에 아리랑을 알렸고, 폴모리아 악단은 ‘이스턴 러브 송’을 연주했다.

“제게 아리랑 고개는 별 고개입니다. 별을 보면서 고개를 넘어가는데 별은 멀어져만 가니까 계속 가야 하죠. 그래서 아리랑 고개는 끝이 없지만, 북극성처럼 인도해주는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단언컨대 아리랑로드를 그만큼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리랑로드의 개척자일 수밖에 없는 그는 여전히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중이다. 아니 별 고개를 넘어 가고 있다.

“아리랑 고개가 더욱 특별한 것은 노래 속에만이 아니라, 누구나 저마다 가슴속에 나름의 아리랑 고개가 다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단히 겪어야 하는 갈등과 인내, 좌절과 극복을 동시에 함축하는 단어가 ‘아리랑 고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용선명사님과 함께하는 Q&A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노래인 아리랑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랑은 흔히들 한’과 ‘슬픔’의 노래라고 하죠.

‘아리랑’을 부르면 가슴이 들끓는데 ‘도라지타령’은 그렇지 않잖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리랑에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구절이 있어요. 거기에 민족과 사상과 감정을 대입하면, 도라지타령은 서정적인 노래인 데 비해 아리랑은 서사적인 것을 담아낸 노래가 되죠. 또 아리랑은 늘 현재진행형입니다. ‘고개를 넘어간다’만 있고, ‘넘어갔다’는 없어요. 아리랑 고개가 더욱 특별한 것은 노래 속에만이 아니라, 누구나 저마다 가슴속에 나름의 아리랑 고개가 다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단히 겪어야 하는 갈등과 인내, 좌절과 극복을 동시에 함축하는 단어가 ‘아리랑 고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걸 넘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 인생이죠. 그 고개가 개인적일 때는 개인사가 되고 가정사가 되고, 국가적인 일이 되면 우리 민족이 넘어가야 할 무언가가 되죠. 그래서 아리랑은 우리 민족이 한민족임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이면서 서사적인 요소를 완결해주는 게 되죠. 그 때문에 아리랑은 오히려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 정신이 배어 있는 노래입니다.”

30여 년간 아리랑 자료를 어떻게 수집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정선에 내려와서 정선아리랑 채록부터 시작했습니다.

아리랑을 들을 수 있다면 어디든 찾아다니면서 채록을 했죠. 그러다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93년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조선족에게서 들은 아리랑 때문이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처음엔 굉장히 흥이 나서 아리랑을 부르다가 뒷부분에 가서는 다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민족의 상황 때문에 남의 나라에 정착하게 된 그들에 대한 애틋함을 아리랑으로 풀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채록을 나가면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돌아다녀야 해요. ‘다음에 와서 녹음할게요.’ 했던 분들이 다음에 가면 돌아가시고 안 계시거든요. 또한 지난여름에 함백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아리랑로드 연해주 역사탐방단’으로 블라디보스톡을 다녀온 것을 비롯해 아리랑과 그 역사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쿠바와 멕시코를 비롯해 일본에 의해 징용되었던 남태평양의 섬 등 가야 할 아리랑로드가 더 있습니다. 아리랑로드는 끝이 없습니다.

아리랑이 문화 관광 콘텐츠로서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나요?

아리랑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인의 문화유산입니다.

그 자체로도 문화적 콘텐츠로서 힘을 가지고 있죠. 또 정선은 정선 아리랑의 고장으로서, 그리고 아리랑박물관이 관광자원으로서 구심점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아리랑박물관을 준비하면서 정선 아리랑 등 지역적으로 국한하거나 ‘우리 노래’라는 한계적인 자부심을 넘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노래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PROGRAMS

# 아리랑박물관 관람

아리랑의 역사, 아리랑의 가치와 문화를 전하고자 설립된 아리랑박물관에는 2천여 점의 아리랑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2층의 상설전시장에는 아리랑의 역사부터, 아리랑 상표를 내 건 갖가지 상품들, 북한을 비롯하여 해외의 아리랑 음반 및 자료들까지 흥미로운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직접 아리랑을 들어볼 수도 있고, 아리랑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전시되지 않은 자료도 확인해 볼 수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아리랑을 테마로 한 다양한 전시가 주기적으로 기획 전시된다.

# 인문학 강좌

아리랑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인문학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매월 1~2회 진행되는 진용선 관장의 ‘아리랑로드’ 인문학 강좌에서는 아리랑 자료 수집 과정 이야기, 국내외 아리랑 관련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또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영화, 민속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듣는 인문학 강좌도 진행되고 있다. 강좌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 엽서 쓰기 등 체험

아리랑박물관에는 비정기적인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전시 관람을 한 후 기념으로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기획전시실 한쪽 코너에 비치해 놓은 엽서에 자신의 생각을 쓰면서 아리랑과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외에도 아리랑박물관에서 행사 때면 정선 아리랑 미니 공연이 진행되므로 사전 일정을 체크해 공연도 관람하고 아리랑 가락을 경험해볼 수 있다.

아리랑박물관

장소 강원도 정선군 애산로 51  전화 033-3560-3031  이용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관람료 2,000원(정선아리랑상품권 교환)


아리랑 아카이브   |   아리랑 박물관

명사 추천 정선 관광지

정선 아라리촌

아리랑박물관 바로 옆에 자리한 아라리촌에는 정선의 기후적 특징을 반영해 지어졌던 굴피집과 너와집, 저릅집, 돌집, 귀틀집 등 정선의 독특한 전통가옥들이 조성되어 있다. 통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 등 옛 도구들도 볼 수 있으며 정선을 배경으로 한 연암 박지원의 양반전 을 테마로 꾸민 공간과 양반 증서 체험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장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로 37 | 전화 033-560-3435 | 이용시간 09:00~18:00 | 입장료 3,000원(정선아리랑 상품권)www.jsimc.or.kr 

정선 레일바이크

정선 레일바이크는 정선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km나 되는 전국에서 가장 긴 코스지만 오르막이 없는 내리막길이라서 힘이 들지 않아 더욱 각광받고 있다. 철도를 타고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나볼 수 있으며, 아우라지까지 달리는 이 길 역시 아리랑 꽃씨가 떨어진 길이라고 생각하며 즐긴다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장소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노추산로 745 | 전화 033-563-8787 | 이용시간 08:40~16:40 5회 운영 / 동절기 14:50 | 입장료 2인승 25,000원
| www.railbike.co.kr
토크 9
  • 인혜
    1년전
    Reply

    문화 대해서 알수 있어서 보기 좋은거같습니당 그리고 체험할수 있는게 많아서 즐겁게 여행할거같습니다

    It helped people.
  • 향기
    1년전
    Reply

    어디선가 본 듯 합니다.
    백발의 외국인이 처음으로 접하는 아리랑을 들으면서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모습. 어쩌면 아리랑은 세계의 모든 사람을 화합하고 소통시키는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장님의 굳은 신념과 수고로움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It helped people.
  • 토끼
    1년전
    Reply

    아리랑! 노래를 들으면,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듯한 느낌이었는데ᆢ우리 모두가 아리랑 고개를 넘으면서 살고 있기때문이듯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한민족만의 노래가 아니라, 세계의 모든사람의 노래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진선생님의 수고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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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여행자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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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전통를 위해 힘쓰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민족의 뿌리와 역사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 강좌도 기회가 있다면 꼭 들어보고 싶네요

    It helped people.
  • 한량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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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이 우리나라대표민요라는 건 아나, 이만큼이나 깊은뜻과 서사가 담겨있다는 것과 세계인과도 통하는 것 등 잘 알지못했던 점도 있었습니다. 아리랑박물관을 통해, 잘몰랐던 의미도 알고, 아리랑의 가치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리랑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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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번 No.1 여행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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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에 방문하면 아리랑 박물관에 꼭 다녀 와봐야겠네요!^^

    It helped people.
  • 라벤더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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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저마다 가슴속에 나름의 아리랑 고개가 다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단히 겪어야 하는 갈등과 인내, 좌절과 극복을 동시에 함축하는 단어가 ‘아리랑 고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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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씨표류기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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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과 관련된 자료가 5천여점이나 있다는게 정말 신기하네요! 꼭 한번 들리고 싶네요!

    It helped people.
  • 여행비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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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에 가면 단순하게 관광 개념으로 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인문학과 엮어서 체험을 할 수 있다면 또 다른 힐링이 되겠어요

    It helped people.